안녕하세요? 우선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울산과학고등학교 1기로 졸업을 했고 현재는 연세대학교 정보산업공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전**이라고 합니다. 장학금을 받게 된 모든 학생들과 장학생들을 선발하느라 고생하신 여러 분들께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저 또한 남구장학재단에서 처음으로 받는 장학금인지라 너무나 기쁘고, 훌륭한 학생들과 학부모님들 여러 분들 앞에서 이렇게 발표할 수 있게 되어 굉장히 영광입니다.

요즘 밖을 보시면 무엇을 느끼시나요? 전 따뜻하고 날씨도 좋은 봄을 느낍니다. 개나리, 진달래와 같은 예쁜 꽃들이 한창 핀 것을 보며 기분이 매우 좋지만 한편으론 꽃들을 보며 내 인생에서 꽃은 언제 필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문득 떠오르곤 합니다. 두려움이 드는 이유는 아마도 상대적인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열등감을 가져 보았던 것은 고등학교 때였습니다. 중학교 때까지 실패를 해본 적이 없고 자신감으로 가득 찼던 제게 과학고등학교는 잔인한 신고식이었습니다. 제가 제일 똑똑하고 잘난 줄 알았는데 막상 와보니 정말 똑똑하면서도 노력하는 사람밖에 없었습니다. 단지 전 선수학습도 하지 않은 우물 안의 개구리였고 많은 것들을 처음 느꼈습니다. 처음으로 성적 때문에 울어보고, 처음으로 많은 노력을 쏟아 부었지만 이길 수 없었던 좌절감에 열등감을 달고 살았습니다. 그 때도 지금과 같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언제 나는 꽃이 필까? 라는 질문을 수없이 되새기며 경쟁에서 이기고 올라서야만 꽃이 피는 줄 알았습니다. 경쟁에 목매기 보단 전 그 속에서 제가 잘하는 것을 찾고 싶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무언가가 변화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고 왜 그럴까라는 호기심을 갖고 화학 서적들을 마구 사다 들여다 봤습니다. 남들보다 선수학습이 늦었지만 개의치 않고 그냥 재미있어서 새벽까지 보곤 하니 결과적으로 하나에 대한 노력이 되었고 화학에 있어서 만큼 잘하게 되었고 내가 잘하고 싶다라는 것을 이루는 근성을 배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 조기졸업이라는 좋은 성과를 맺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드는 생각은 경쟁 속에서 1등이 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그저 무엇을 하든 즐겁고 행복한 것을 찾았다면 그것 자체가 성공한 것이자 꽃이 핀 것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항상 1등이 익숙하시거나 혹은 좌절을 해보지 않은 분들은 이해를 못할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게 비춰지기 위함이라던가 형식대로 흘러가는 삶보다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고 계속 나아가면 기대하지 않아도 어떤 누구보다 행복하고 성공한 삶이 있을 것입니다. 못 찾았다면 앞으로 찾으면 되는 것이고, 찾았다면 자신을 믿고 나아가면 됩니다. 가진 거라곤 4학년이 된 나이 밖에 없는 제가 진심으로 드리고 싶은 말입니다.

만약 여기서 자신이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면, 저는 당당히 그분들께 충분히 뛰어나고 아름답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단지 적성을 찾지 못해 두려움이 있으실 뿐입니다.

저라고 해서 완전히 열등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사실 정상인들과는 다르게 특발성혈소판감소증이라는 질병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발성혈소판감소증이란 특정한 원인이 없이 정상인에 비해 혈소판의 수가 50%미만인 경우를 말합니다. 대한민국 남자로서 골수 검사 등을 하며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싶었지만 일반병으로 지원할 수 없는 면제판정을 받았습니다. 특별하게 아픈 증상은 없지만 절 괴롭힐 때가 많았습니다. 코피가 나면 하루 종일 지혈이 필요했고 잦은 현기증과 빈혈은 공부하거나 운동할 때 괴로웠습니다. 그리고 회사 면접에서조차 면전에서 불이익을 당해야만 한다고 공격받곤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위축이 되었지만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대신 주위 사람들에게 봉사 활동을 진심으로 하였고 체력을 기르기 위해 주말마다 운동도 하고 식습관도 개선시키며 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것과는 별개로 시간과 노력을 쏟았습니다.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스스로에게 당당해지기 위해 저만의 노력을 해오며 지금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평범하게 살아온 제가 조금 특별하게 살아온 것 같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 꿈은 SK 이노베이션에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훌륭한 고품질 프로세스를 개발해내어 에너지 절약을 선도하는 엔지니어가 되는 것입니다. 왜라고 물으신다면, 전 부모님과 많은 봉사활동을 통해 무언가의 나눔에 대한 가치를 깨달으며 그 가치를 가장 잘 실천하는 기업이 구SK에너지라 생각했고, 품질 공정은 제가 산업공학과를 전공하며 제가 가장 흥미 있어 하는 분야이면서 에너지 또한 고등학교 때 화학 공부를 하며 좋아하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대학교에 입학 후 작년 이맘때쯤까지 적성을 발견하지 못해 방황을 하던 저조차도 늦게나마 적성을 찾고 목표를 명확히 세웠습니다. 적성을 찾고 목표를 잡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해서 많은 것들이 열등감이 아닌 자신감, 두려움이 아닌 설렘으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엔지니어를 희망하는 4학년이자 취업준비생으로서 어떤 미래가 있을 지 설렙니다.

여러분들은 건강한 육체, 뛰어난 머리, 노력을 모두 갖추셨기 때문에 저보다 더 일찍 더 명확히 목표를 잡으실 것이고 저보다 앞서 행복해 지시리라 기대합니다. 그래서 매사에 설레다 보면 어느새 자신에게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으실 것입니다. 언젠가 다시 보게 된다면 저도, 여러분도 다 꽃이 되어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긴 이야기 끝까지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