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방황하던 어린시절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갑자기 집이 가난해지고 난 뒤 저는 저의 생활에 증오가 생겼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가난하여 집조차 없는 것이 너무 싫었고 그래서 중학교 3학년 때까지 5년 동안 방황하였습니다.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유흥가의 횟집에서 생활하며 손님이 다 차면 방이 없어서 가게에 들어갈 수도 없었고, 손님이 늦게 나가시면 새벽 늦게까지 잠을 자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가게에 들어가는 것이 싫었고, 늦은 시간에 집에 안 들어가는 아이들과 놀았습니다.

하지만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이 오기 전 사고를 쳐서, 그로 인해 부모님이 학교에 불려오시고 어머님이 충격을 받아 쓰러지시고 난 뒤에는,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지원해주기 위해 노력하시는 부모님의 뒤에 저는 하루종일 방탕하게 행동하는 철 없는 아들이었습니다. 제가 사고를 쳐도 ‘미안하다.’, ‘가난해서 미안하다.‘라고 자신의 탓만 하시는 부모님이셨기 때문에 더 죄송하였습니다. 5년 동안 깨닫지 못했던 것을 그제야 깨달은 것입니다.

그 이후 저는 부모님을 호강시켜드리고 부모님을 조금이라도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부모님을 행복하게 해드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게 되었고, 결론은 공부였습니다. 가끔 가게 일을 돕고, 친구 아버님의 목공소에서 막노동을 해보아도 하루 종일 아무리 열심히 일하여도 부모님을 호강시켜드릴 수 있을 만한 돈은 절대 벌 수 없었고, 너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공부는 가만히 않아서 몸 편히 그냥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될 것이고, 열심히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성적이 오르면 부모님이 기뻐하시겠구나.’, ‘공부를 열심히 하여 직업을 가지면 부모님을 호강시켜 드릴 수 있겠구나.’, ‘힘든 일을 안 하게 해드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공부를 하지도 않았고, 못했었지만 도전하였습니다. 이 이유 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집의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말 절박하게 열심히 공부하여, 죽도록 공부하여 공부로 성공하는 일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늦게 시작한 공부인 만큼 힘들긴 하였습니다. 하지만 힘들 때마다 ‘가족’과 특히 ‘부모님’을 생각하면 힘이 났습니다. ‘부모님은 저렇게 노력하고 계시는데 나는 뭐하고 있는거냐?’, ‘부모님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 이렇게 생각하며 힘든 날을 견뎌 내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 고비가 왔습니다. 공부가 갑자기 하기 싫어진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학교에 원서를 쓰기 위해 학과를 찾는 시점에서 제가 진짜 맞는 학과가 무엇인지, 제가 직접으로 공부하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혼란이 왔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으로 원하는 게 무엇이고, 좋아하는 게 무엇이고, 나는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내 성격은 옛날엔 어땠는데 지금의 나는 예전과 너무 달라진 것은 아닐지, 지금 모든 인간관계를 끊고 2년 동안 공부를 해온 지금의 나의 성격은 과거와는 어떻게 달라진 것인지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공부가 하기 싫어졌습니다. 제가 절박한 의지를 가지게 된 이유가 흐릿하게 되자, 공부가 수단이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이 때도 공부가 수단이었을 수도 있지만, 제가 공부를 하면 할 수록 성적이 오르면 오를수록 부모님을 더 행복하게 해드릴 수 있으니 공부가 제 꿈에 도달 하는 한 길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고, 하면 할 수록 꿈에 한 발짝씩 다가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버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2년동안 달릴 힘이 되준 동기가 약해진 것입니다. 이 동기가 약해진 근본적인 이유는 제 성격적인 면에도 있었습니다.

남에게서 인생을 열심히 살 이유를 찾는 제가 고등학교 때 부터 공부를 시작하며, 너무 늦었다는 압박감에 ‘너는 이미 늦었으니, 두개를 추구할 수는 없어. 하나를 이루려면 너는 하나를 포기해야해. 욕심부리지마.’라는 생각에 중학교 때의 인간관계를 아예 끊고, 고등학교 때부터는 그 죄책감에 ‘너는 이기적이다’라는 자괴감에 고등학교 때도 사람을 사귀기 전에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고, 제 자신이 제 마음의 벽을 쌓았습니다. 목표를 위해 이기적이게 일방적으로 서로의 관계를 끊어버린 이기적인 저이기에, ‘너는 어짜피 근본적으로 이기적인 놈이니까, 또 목표를 위해 이 사람을 버리게 될 것이고, 넌 또 이 사람에게 상처를 주게 될거야.’ 라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제가 제 자신을 외롭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자기치료를 하지 못합니다. 물론 자기치료를 하려고 노력을 하지만, 남으로부터 인생을 살 희망을 얻는 제가 남과 ‘의지’ 그러니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의지’ 하는 관계 없이는 살아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생각이 든 이 후 부터는 다시 인간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고, 마음을 조금씩 열고 친구를 사귀다보니 다시 힘이 생겼습니다. 멘토활동을 하며 가난하고 방황하던 저와 비슷한 멘티들과 서로 ‘의지’가 되며 행복을 주고 받으며 제가 다시 열심히 살 힘을 얻은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저의 노력으로 남을 도와주는것, 저의 노력으로 남을 행복하게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제가 열심히 살기 위해서는 곁에 다른 사람이 필요했고, 언제나 다른 사람이 없다면 힘이 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언제나 진심으로 행복할 때는 남과 행복을 주고 받을 때였습니다. 제가 인생을 살아가는 힘은 ‘남이 행복해 하는 모습’이며 저의 꿈은 ‘남을 돕는 것’인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꿈이 생긴 후 저는 이 꿈을 실천하기 위한 중간목표들을 세웠습니다. 첫 번째, 매일 범죄와 폭력 때문에 위험했던 폐가 투성이 동네에서 살며, 가난한 지역에서 살며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정말 가난한 사람들을 많이 보았던 경험은, 저에게 나라의 복지정책을 입안하는 국회의원의 꿈을 심어주었습니다. 두 번째, 하지만 우리나라보다도 더 가난한 전세계 많은 나라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더 많은 절박한 사람들을 돕고 싶었고 그래서 UNDP나 UNHCR에서 일하는 외교관이 되고 싶었습니다. 세 번째, 한 민족인 북한도 돕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UNDP나 UNHCR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은 후, 나라의 통일외교 일을 하는 외교관이 되어 나라의 통일과 빈곤퇴치에 힘쓰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지금은 서울대학교에서 중어중문학과 외교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멘토링을 하던 저는, 서울대학교에 합격한 후 행운이 찾아와 공부도 못 하였고, 환경도 어려웠지만 서울대학교에 좋은 성적으로 합격했다는 것이 알려져 여러 뉴스에 나가게 되었고, 행운이 찾아와 EBS 공부의왕도를 비롯한 타 방송사의 몇 가지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저는 최근 여러 멘토링 단체에서 멘토링을 하며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방황하는 아이들, 꿈이 없는 아이들, 마음 속에 어둠이 있는 아이들이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남을 도울 수 있을 때 돕는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마음 속으로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적은 짧은 글을 낭독하고 감사인사를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멘토링을 하며 아이들의 마음 깊이 자리잡고 있는 절망과 어둠을 없에고 싶다. 아이들의 마음 속의 절망이나 어둠을 나의 노력으로 조금이라도 희망과 밝음, 빛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 아이들이 커서 지금 이 혼란한 현실을 아름다운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변화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이게 바로 지금 'Make the world a better place'를 실천할 수 있는 나의 조그마한, 소박한 노력 또한 내가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오랜시간 들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