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울산여자상업고등학교 행정사무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김 **이라고 합니다.

우선, 남구장학재단의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무척이나 기쁩니다.

활짝 피어 있는 진분홍빛 철쭉을 볼 수 있는 완연한 봄날의 그 소식은 저에게 더욱 기쁘게 들려왔습니다.

한 관계자분께서는 진심으로 축하해주시며, 고등학생 대표로 수기문을 써 보는 것을 권유해 주셨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찬찬히 수기모음들을 읽어보았는데요. 특성화고 학생은 제가 처음이라서 더욱 긴장이 됩니다. 부족한 글 솜씨지만, 모쪼록 진심이 담긴 소감을 발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좋지 않은 가정 형편과 편찮으신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자랐습니다.

몇 년 전의 기억들을 돌이켜보면, 부모님의 맞벌이로 3살 때부터 혼자 집을 지키던 기억, 아버지의 2번의 사업 실패, 어머니께서 심장병 때문에 몇 번이고 쓰러지셔서 앰뷸런스에 실려 가시던 모습 들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저는 일찍이 중학교 1학년일 때부터 특성화고인 울산여상에 진학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최대한 빨리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면 부모님께 보탬이 되어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중학교 내내 학교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았고, 작년에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울산여상 행정사무과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특성화고’ 학생이라는 것에 열등감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제가 특성화고의 큰 이점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자율적인 시간’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모든 일과가 오후 4-5시에 끝나기 때문에, 잘 계획만 한다면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참 많습니다.

저는 그 시간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 주로 자격증 공부와 독서를 하였는데요.

먼저, 자격증 공부는 매주 새롭게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다음 열심히 노력을 기울였던 것이 1년 간 3가지의 자격증 취득, 그리고 10번의 상장 수상을 가능하게끔 도와준 것 같습니다. 특히 비서 자격증은 1학년 중에서 최초로 비서 1급 자격증을 취득한 것이므로 저에게 많은 의미로 남았습니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책읽기를 무척 좋아했던 저는 자율 시간에 틈틈이 책을 읽어 1달에 15권 내외, 매 년 꾸준히 150권 정도의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또 책을 다 읽은 직후에 독서록에 읽고 난 소감을 정리해보는 것도 유익하였습니다.

저는 중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3년간 도서부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도서부 활동은 10년 후에 제가 꼭 이루고 싶은 꿈인 ‘사서 선생님’과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겠다는 꿈을 더 현실적으로 만들어주는데 많은 도움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저는 문학평론가가 되어 경력을 많이 쌓은 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씨의 신작에 평론을 쓰는 것이 저의 소망입니다.

저의 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 언제나 자만하지 않으며,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정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저의 상황에 ‘각골난망’이라는 사자성어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은혜를 마음 속 깊이 새겨 잊지 못한다는 의미처럼 지금의 감사함을 잊지 않고 장학생으로 선발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발전해서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는 인재로 자라나겠습니다.

2005년 설립 이래 올해까지 518명의 학생들을 지원해오고 계신 남구장학재단의 발전을 기원드립니다.

마지막까지 부족한 제 글을 경청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습니다.